◆ prastic Romance
불행한 교통사고 후, 연희는 그동안 절연 중이던 할아버지와 만나 큰집에 거둬지게 된다. 부유한 환경과 친지들의 관대함 속에서 이후 격랑 없는 나날이 이어지지만, 허허롭고 버석한 내심의 사정은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었다.
그 즈음 만나게 된 지기가 서지윤이다.
사랑스러운 외모에 밝은 성품, 완벽한 배경과 출중한 예술적 재능까지 두루 갖춘 그녀는 드라마 속에 1등급으로 찍어낸 10대 소녀 캐릭터 같아 그 빛에 이끌려 드는 호감 만큼이나 묘한 거부감도 함께 주었다.
하지만 지윤에 관한 그 인상 대부분은 오해였다.
지윤의 환경은 자신만큼이나 불안정했으며 타고난 것처럼 보이던 재능도 사실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일 뿐이었다. 단 하나, 그녀가 내뿜는 눈부신 광휘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정이었다.
누군가의 실체를 직관하는 데에 더딘 연희는 꽤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똑같은 나이에 비슷한 공동까지 지녔는데 대체 무엇이 그녀들을 그리 다르게 만들었는지, 이후의 이야기는 몇 년에 걸쳐 계속되는 연희의 삽질 기록이 되겠다.
◆ 인물소개
정연희 : 서지윤 따라쟁이이며 스토커. 지윤이 연애를 하니 자신도 사랑에 허기를 느끼던 중에 눈에 들어온 이가 야구 특기생 최인화였다. 그렇게 불순한 마음을 깔고 시작한 사랑이여서인지 다음 단계로 순탄히 관계 진행이 되지 않는다. 나중에 인화에게 다른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미 잘라내기엔 감정이 너무 깊어진 뒤다.
최인화 :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3년간 모교를 총 일곱 차례나 전국대회에 우승시킨 고교 야구 최고 스타였다. 프로구단 또는 야구 명문 대학, 어디든 선택해 갈 수 있는 여건이었는데, 의외로 선택한 곳은 전국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 겨우 8강일뿐인 H대이다. 동기 여럿과 함께 특기생으로 진학할 수 있는 패키지 특전에 꿰인 것이다. 거기에 대해 타인들은 우정과 이타심이 작용해 내린 미담 정도로 여기고 있지만, 진실은 전혀 다르다. 고교시절 내내 팀원과 그 가족들에게 받아온 원조가 나중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라서, 그 빚 청산 차원에서 20대 초반 4년간을 적선하기로 결심한 것일 뿐. 중요한 건 대학이 아니라 이후 프로에서의 성적과 그 덕에 얻을 수 있는 물질과 명예이니까.
장희진 : 최인화의 공식적인 연인이다. 아버지가 탄탄한 로펌의 공동대표이며 본인 역시 국립대 법학대학 우등생이다. 공부도 좋고 법조인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꿈은 현모양처이다. 친지들 모두 마뜩찮아 하는 상대이지만, 언젠가 인화가 인정받을 거라는 데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와 결혼해 프로야구선수의 완벽한 아내로 행복하고 싶다. 취미는 요리.
서지윤 : 교과서에 작품이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화가인 아버지와 국립대 미대 학장인 어머니 사이에서 났다. 그 배경 덕분에 자신이 가진 재능이 천부적인 거라 종종 오해받기도 한다. 실제 그녀가 물려받은 재능이라야 그림에 관한 깊은 애정과 노력을 기꺼워하지 않는 높은 성취동기 의식 정도이다. 그림 외에 애정을 품고 있는 대상으로 일평생의 사랑이라 자신하는 이창환이 있다.
이창환 : MJ그룹 오너 집안의 본가 장남이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깊어서 집안 사업에는 그닥 관심도 욕심도 없다. 친지들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군대에 다녀온 인물이다.